내 고운 친구야
어느 날.
"눈이 빠지게 널 기다렸어" 하며 내게 눈을 흘기며
마실 물을 건네주던 고운 친구야
이름을 부를 때마다 내 안에서
찰랑이는 물소리를 내는 그리운 친구야
네 앞에서만은 항상 늙지 않는 어린이로
남아 있고 싶다.
내가 세상을 떠날 때는
너를 사랑하던 아름다운 기억을
그대로 안고 갈 거야.
서로를 위해 주고 격려하며 설레임으로
가득했던 그 기다림의 순간들을
하얀 치자 꽃으로 피워낼 거야.
진정 우리의 우정은
아름다운 기도의 시작이구나.
친구야.
- 이해인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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