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/ 이정하
어디까지 걸어야 내 그리움의 끝에 닿을 것인지
걸어서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밤새도록이라도 걷겠지만
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버리고 나는 마냥 걷기만 했습니다
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도 그냥 건성으로 지나치고
마치 먼 나라에 간 이방인처럼 고개 떨구고
정처없이 밤길을 걷기만 했습니다
헤어짐이 있으면 만남도 있다지만
짧은 이별일지라도 나는 못내 서럽습니다
내 주머니 속에 만지작거리고 있는 토큰 하나,
이미 버스는 끊기고 돌아갈 길 멉니다
그렇지만 이렇게 걸어서 그대에게 닿을 수 있다면
그대의 마음으로 갈 수 있는 토큰 하나를 구할 수 있다면
나는 내 부르튼 발은 상관도 않을 겁니다

문득 눈물처럼 떨어지는 빗방울,
그때서야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
아아 난 모르고 있었습니다
내 온 몸이 포싹 젖은 걸로 보아
진작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
'좋은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(0) | 2009.04.06 |
---|---|
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(0) | 2009.03.26 |
사랑은 (0) | 2009.02.22 |
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(0) | 2009.02.16 |
비오는 날은 외로운가요? (0) | 2009.02.13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