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글

11월

산고개 2008. 11. 30. 11:49

 ♡11월/이외수♡

 

11월

세상은 저물어

길을 지운다

나무들 한겹씩

마음비우고

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

독약 같은 사랑도

문을 닫는다

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

바람은 어디로 가자고

내 등을 떠미는가

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

서쪽 하늘에 걸려

젖은 별빛으로

흔들리는 11월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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